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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3학년 학생인 P군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 두렵고 힘들다. 특히 낯선 사람을 만나거나 여러 사람 앞에서 무언가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너무 불안하게 느껴져서 가능하면 이런 상황을 회피하고 있다.
어느 날은 한 교양수업에서 조별과제가 주어졌다. 조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만날 날을 정하고 있었다. 모두가 본인의
스케줄을 말하며 일정을 조정하고 있었다.
‘내 의견을 말했다가 기각당하면 어떡하지?’
P는 자신의 의견이 소용 없을거란 생각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결국 날짜는 P의 의견 없이 결정되었다.
‘거봐 난 중요한 사람이 아니야. 다들 안중에도 없어.’
수업을 마치고 조원끼리 친목 겸 카페에 가자는 제안이 나왔다. 그러나 P는 함께 가길 꺼려했다. 그냥 예의상의 제안으로, 진심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때마침 들려오는 조원의 기침소리가
P 자신은 낄 자리가 아니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결국 P는 제안을 거절하며 자취방으로 도망치듯 돌아왔다.
꾸준히 조원들과 어울릴 자신이 없던 P는 그 수업 신청을
철회하였다.
곧이어 자취방으로 찾아온 친구와 여느 대학생과 같이 떠들고
함께 게임을 하며 여가시간을 즐겼다. 사실 P는 인간관계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다. 다만 자신이 상대방에게 거절당할까봐 두려운 마음에 사전에 미리 벽을 쳐 혹시모를 상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다. 상대가 자신을
좋아한단 확신이 들면 그 벽은 허물어 진다.
이러한 회피적인 성격은 수줍은 성향을 타고났던 P의 어린시절에 형성되었다. 이러한 기질이 까다로웠던 터라 부모는 P를 자주 다그쳤다. P는 엄마에게 매달리며 애정을 구하길 포기하고 혼자 노는 방법을 택하고, 내면에 수치심이 가득 차 버린 경험이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